“최고다”와 “사랑해” 사이

5예원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언젠가는 경험해야 할 일을 오늘 맞게 된다.
바로 “재롱잔치”.

재작년에 어린이집 재롱잔치 영상편집을 10개 넘게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너무 인위적이고, 어른중심적이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그 당시 유행하는 가수들의 몸짓을 그대로 재현해 내느라
온 정신을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안스러워 보였다. 그 나이에 그런 일을 굳이 시켜야 할까 싶었다.

그런데 이제 내 딸이 그럴 판이다.
한 달 전부터 이런 저런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니길래 물어보니 뭔가를 연습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재롱잔치 준비가 시작됐구나 싶었다.

재롱잔치 하루 전인 어제는, 어린이집에서 가정통신문이 왔다.
자녀를 응원하는 피켓이나 플래카드를 준비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무대 체질에,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에 민감한 예원이가 혹여나 서운해 할까 싶은 마음에 내 소신을 양보했다.

예원이 사진 한 장 넣고, 글귀를 넣어서 간단한 응원판을 만들었다.
문제는 글귀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적었던 건 “김예원 최고다!”였다.
그런데 적어 놓고 보니 뭔가 맘에 어색했다. 뭘까? 뭐가 어색한거지? 좀 생각하다가 “최고다”라는 부분을 “사랑해”라고 고쳤다.

그렇다. 예원인 최고일 필요는 없다. 그 나이에 다른 20여명의 반친구들 중에서 최고가 되어서 무엇하겠는가?
5살짜리 꼬마공주에게는 “최고”가 되라는 부모의 기대보다 “사랑해”라고 말하는 부모가 더 어울릴 것 같다.

“김예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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