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최진석)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단순히 인문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인문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있어야 한다.”

“덕의 원래 의미는 하늘의 뜻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준비된 가장 순수하게 정제된 마음의 상태라고 했지요. 그래서 덕은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햐ㅐㅇ기와 힘을 발산하는 동력으로 회복돼야 합니다. 이 ‘덕’이 있어야 인간은 지식의 저장고가 아니라 지혜의 발휘자로, 도덕을 연구하는 자가 아니라 도덕을 실천하는 자로,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에서 일상적으로 민주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겁니다.”

“혹자는 철학을 뜬구름 잡는 학문으로 여기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그 사람의 행동양식을 결정하거든요. 사람이 달라지면 계급이 달라지고, 계급이 달라지면 정치적 욕구가 달라지고, 따라서 제도가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집니다. 철학과 현실 사이의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과거의 통치자는 스스로를 고인孤人(부모가 없는 사람), 과인寡人(남편이 없는 사람), 불곡不穀(곡식을 번창하게 하지 못할 사람), 짐朕(조그맣게 갈라진 틈 혹은 그림자와 같은 사소한 사람) 등으로 칭했습니다.”

“어떤 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할 때, 그 진실이 아직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반대편의 힘과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그 확신은 ‘광신’이기 쉽습니다.”

“대립면의 긴장이 주는 탄성을 잃은 모든 일은 광신이기 쉽습니다.”

“배움이 습관이 되어버리면 평생을 배우다 세월을 다 보내버립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만 배우다가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배움은 수단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갓이 목적인 것이죠. 삶은 자기표현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면 이 표현 능력이 거세되기 쉽습니다.”

“성공한 사람의 가장 큰 적은 역설적이게도 ‘성공 기억’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성공했던 기억이 자기를 뻣뻣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모순의 공존을 경험해 온 사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모순의 경계선에 서서 그 두려움과 긴장을 견디는 사람, 양편을 다 잡고 있는 사람은 광신하지도 소단하지도 않아요. 광신과 속단은 지식의 양이 적고, 앎의 폭이 좁을수록 심합니다.”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울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모순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믿지 않으면 자식 또한 부모를 믿지 않습니다. 믿는 척은 하겠지요. 신뢰가 깨진 관계에서는 어떤 성취도 얻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식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학생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학생운동의 영웅이 대거 배출됐고 그 영웅들이 구체적인 정치 현실에 수혈됐어요. 학생들이 학생운동을 통해 정권을 바꾸고 정권의 안정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학생들이 정권을 흔들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때 그들은 무엇으로 무장했을까요? 바로 정의와 도덕입니다.
그렇다면 정의와 도덕을 동력으로 하는 대단한 학생운동의 역사를 가졌는데 그 학생운동의 영웅들이나 구성원들이 사회에 나간 후에 한국 사회의 정의와 도덕의 절대량이 그만큼 증가했습니까? 아니면 정의와 도덕이 질적으로 훨씬 향상되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학생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대폭 진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혁명의 완수라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함석헌 선생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왜 혁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가? 왜 완수가 되지 못하는가? 그것은 혁명을 하는 혁명가들 스스로 혁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혁명가라고 자처하던 대부분의 운동가들이 사실 자기 자신은 혁명시키지 않은 채, 사회의 혁명만 부르짖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교육되지 않았으면서, 사회와 타인에 대해서는 가르치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계몽되지 않았으면서, 조국과 민족을 계몽시키려 덤볐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개괄해서 말하면, 자신은 혁명되지 않은 채 혁명이라는 이념을 수행한 것뿐이었죠. 이렇게도 물을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은 혁명을 했는가? 아니면 혁명이라는 학습된 이념을 실천했는가?'”

“의외로 사람들에게 ‘거대한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요. 작고 구체적인 것이 어렵습니다.”

“간판이나 이름에는 모두 자신들의 꿈을 담습니다. 그리고 나아가고자 하는 이상을 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간판 중 한글 간판이 얼마나 있습니까? 아파트에서 동네 슈퍼까지 온통 외국어 일색입니다. 시골 동네의 조그만 연립주택에도 그 동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어 이름을 달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어색한 일인지를 자각하는 능력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각성하는 힘이 사라져 버린 것이죠. 나의 가치가 나에게서 실현되지 않고, 저 멀리 있는 외부의 것에 편승해서라야 실현된다고 밖에 생각하지 못하게 된 이 상황, 내가 사라져버린 이 상황, 그런데 이런 상황이 전혀 부끄럽게 의식되지 않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이 초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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